격변의 시대, 유럽 경제의 대전환을 시작하며(1800-1945)
19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유럽 대륙은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이고 복합적인 경제적 변혁을 경험했습니다. 이 시기는 단순한 경제적 성장이나 쇠퇴의 선형적 서사가 아니라, 혁신과 파괴, 통합과 분열, 번영과 위기가 변증법적으로 얽혀 있는 격동의 시대였습니다.
본서는 산업혁명의 확산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약 150년간의 유럽 경제사를 15개의 핵심 주제로 구성하여, 각 시대의 경제적 동력과 그 이면에 숨겨진 사회적, 정치적 맥락을 심층적으로 탐구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 지표의 나열이 아니라, 당대를 살아간 인물들의 내적 동기와 사회적 배경을 섬세하게 분석하며, 역사적 변화의 복합적 면모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서술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19세기 전반부터 후반까지 이어진 산업혁명의 확산은 유럽 사회의 근본적 구조를 재편했습니다. 특히 철도와 교통 혁명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간의 인식 자체를 변화시켰습니다. 증기기관차가 내뿜는 검은 연기는 새로운 시대의 전령이었지만, 동시에 전통적 농업 사회의 해체와 도시 프롤레타리아트의 출현이라는 사회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철도 건설 과정에서 드러난 자본의 집중과 금융 혁신은 현대 자본주의의 원형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지역간 격차와 불균등 발전의 문제를 첨예하게 제기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경제적 현상이 아니라, 당대인들의 세계관과 가치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문명사적 전환이었습니다.
19세기 중반의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논쟁은 경제 이론의 대립을 넘어서, 국가와 시장,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근본적 철학의 충돌이었습니다. 영국의 곡물법 폐지(1846년)와 독일 관세동맹의 형성은 각각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상징적 사건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복잡한 계급적 이해관계와 민족주의적 열망이 교차하고 있었습니다.
관세정책의 변화 과정에서 나타난 각국의 대응 방식은 단순한 경제적 합리성이 아니라, 각 민족의 역사적 경험과 문화적 정체성에 깊이 뿌리박힌 선택이었습니다. 이는 경제 정책이 결코 가치중립적이지 않으며, 항상 특정한 사회적 비전과 정치적 이념을 담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19세기 후반 금본위제의 확립은 국제 경제 질서의 안정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화폐 주권의 제약과 경제 정책의 경직성이라는 구조적 모순을 내포했습니다. 특히 1871년 독일 통일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은 유럽 세력 균형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했으며, 이는 경제적 번영이 반드시 정치적 안정을 보장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역설적 사례였습니다.
독일의 경제력 급성장은 비스마르크의 정치적 천재성과 독일 민족의 근면성이라는 개인적, 문화적 요인뿐만 아니라, 프랑스로부터의 배상금과 알자스-로렌 지역의 풍부한 자원이라는 외재적 조건이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이는 경제사 연구에서 구조적 요인과 우연적 요인의 복합적 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됨을 시사합니다.
19세기 말 제국주의와 식민지 경쟁은 유럽 경제의 세계화와 동시에 그 모순의 극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식민지로부터의 원료 공급과 시장 확보는 유럽 자본주의의 번영을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민족 간 갈등과 제국주의적 경쟁을 격화시켰습니다.
이와 동시에 노동운동과 사회입법의 등장은 자본주의 체제 내부의 모순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사회주의 운동의 확산은 단순한 경제적 요구를 넘어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 정의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였습니다. 이는 경제 발전이 반드시 사회적 진보와 일치하지 않으며,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19세기 말부터 1914년까지의 제1차 세계화는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경제적 통합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그 취약성과 불안정성을 내재하고 있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이러한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정치적 갈등을 방지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파괴적 영향을 증폭시킬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총력전 체제 하에서 나타난 국가의 경제 개입과 전시 경제 체제는 자유시장 경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국가 자본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베르사유 조약과 전후 배상금 문제는 경제 정책이 결코 기술적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항상 정치적 권력 관계와 역사적 정의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1920년대 독일 등 유럽의 초인플레이션과 1929년 세계대공황은 기존 경제 질서의 근본적 한계를 노출했습니다. 특히 1931년 영국의 금본위제 포기는 19세기 국제 경제 질서의 상징적 종언이었으며, 동시에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모색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나타난 전체주의 경제정책의 부상은 시장 실패에 대한 극단적 대응이었습니다. 소비에트 연방의 계획경제, 파시스트 이탈리아의 조합주의, 나치 독일의 국가사회주의는 각각 다른 형태의 대안적 경제 체제를 실험했지만, 모두 개인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을 희생하는 대가를 치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전시경제로 귀결된 이 시기의 경험은 경제 발전과 사회적 진보, 기술 혁신과 인간의 행복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본서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 현대 유럽 경제 통합의 역사적 배경과 그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했습니다.
경제사는 단순한 수치와 통계의 나열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이상, 갈등과 협력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인간사의 총체적 기록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간 수많은 개인들의 선택과 결정이 만들어낸 역사적 궤적을 통해, 우리는 현재와 미래의 경제적 선택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도서 목차]
프롤로그
변혁의 시대, 근대 유럽 경제의 탄생
01 산업혁명의 확산 (19세기 전반~후반)
02 19세기 유럽의 총체적 변화, 철도 및 교통 혁명
03 자유무역과 보호무역 논쟁, 관세정책 변화
04 금본위제 확립과 다양한 긴장과 모순
05 독일 통일(1871년)과 경제력의 급성장
06 19세기 후반 유럽 열강의 팽창, 제국주의와 식민지 경쟁
07 노동운동과 사회입법의 등장
08 1차 세계화의 도래 (19세기 말~1914년)
09 제1차 세계대전과 총력전 체제(1914-1918)
10 베르사유 조약과 전후 배상금 문제
11 1920년대 독일 등 유럽의 초인플레이션
12 1929년 세계대공황과 유럽 경제위기
13 영국의 금본위제 포기(1931년)
14 전체주의 경제정책의 부상 (1929-1945)
15 제2차 세계대전(1939-1945)과 전시경제
에필로그
폐허 위의 재건,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서
한정엽
• (전) NE능률 23년 재직: 회계, 재무, 기획 업무
• (전) 사이다경제 오프라인 강의: 21년 4월 ~ 23년 1월
• (현) 알엠피 회계 강의: "전사원 꼭! 회계가 직장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현) 브런치스토리 내 '경제 역사 및 투자 역사' 연재 중(20.4월 ~ 현재)
• (저서) 회계가 직장에서 이토록 쓸모 있을 줄이야: 원앤원북스(2020)
• (저서) 최소한의 부의 세계사: 다산북스(2024)
• (전자책 01) 금융자본주의의 시작, 존 피어폰트 모건: 유페이퍼(2025)
• (전자책 02) 1929년 대공황: 유페이퍼(2025)
• (전자책 03) 카네기, 강철로 꿈을 세운 남자: 유페이퍼(2025)
• (전자책 04) 존 D. 록펠러, 석유로 제국을 세운 남자: 유페이퍼(2025)
• (전자책 05) 총알 대신 채권을: 미국 전쟁채권의 역사: 유페이퍼(2025)
• (전자책 06) 손정의, 소프트뱅크 제국의 창조자: 유페이퍼(2025)
• (전자책 07) 리스크를 사랑한 자본: 벤처캐피탈의 역사: 유페이퍼(2025)
• (전자책 08) 실리콘실리콘밸리를 지배한 천재들, 페이팔 마피아: 유페이퍼(2025)
• (전자책 09) 자본의 제국, 미국 경제의 역사 1: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0) 자본의 제국, 미국 경제의 역사 2: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1) 자본의 제국, 미국 경제의 역사 3: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2) 붉은 실리콘밸리, 미래를 만든 중국 유니콘 15: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3) 경제로 본 일본 현대사: 흥망의 75년: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4) 붕괴와 회복, 세계 경제를 바꾼 15가지 사건: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5) 금화에서 디지털까지, 유럽 경제의 역사 1: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6) 금화에서 디지털까지, 유럽 경제의 역사 2: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7) 금화에서 디지털까지, 유럽 경제의 역사 3: 유페이퍼(2025)
• (전자책 18) 경제로 본 일본 현대사: 흥망의 75년: 유페이퍼(2025)
• 연락처 : jyhan1971@naver.com
저는 23년간 교육회사에서 회계와 기획 부문의 실무자/팀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 지식의 접근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품고 있었고, 특히 사내 강사로서 회계 교육을 진행하며 목격한 현실은 단순한 지식 결핍이 아닌,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원적 이해의 부재였습니다.
이는 18세기 말 태동한 자본주의의 역사적 흐름과 그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채, 단편적 경제 정보만을 습득하는 현대인의 딜레마를 반영한 현상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결국 경제 지식의 접근 장벽을 허물기 위한 여정을 작게나마 시작했습니다.
난해한 경제 용어와 방대한 자료의 미로 속에서, 역사적 맥락을 통해 경제 원리를 이해하는 접근법을 시도했고, 2020년 초부터 '브런치스토리'에 미국 및 유럽, 아시아 국가의 경제사와 투자 내용에 관한 글을 지금까지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유럽의 경제사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참고로 총 3권 가운데 두 번째 이야기 입니다. 유럽의 경제 역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분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